이런 경기를 보고도 각잡고 앉아서 찬양가를 부를 시간이 없다니 원통하다.
노예도 이런 노예가 없다.
진짜 모든 걸 다 떠나, 시즌 야구를 보면서 이렇게 저렇게 쌓인 감정들 한순간에 사라지고
아, 정말 모두들 너무 장하다. 너무 고마웠다.
사무실에서 다른 사람들 있는 공간에서 야구 볼 땐 무지하게 쿨한 척, 혹은 안 보고 있는 척
그런 거 정말 잘하는 편인데
오늘은 진짜 옆에서 다들 교정지 붙잡고 달리고 있는데도
실장님이랑 둘이서 TV 켜놓고
그나마 실장님은 우아하게(?) 보는데
나는 아주 순간순간 신음이 막 새나가고 '아싸' '아놔' 소리를 질러가며
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두 손 모아쥐고 각잡고 앉아서.
뽀글이 나쁜 놈. 너 때문에 내가 평생 응원할 일 없을 줄 알았던 ㅈㄱㅇ 타석에
각잡고 앉아서 기도하고 있다가 "2루! 2루! 꺄아아아악"
사람들 다 있는 데서 펄쩍펄쩍 뛰다니. 인생의 오점이야!!!
...라고 외치긴 했는데.
진심으로 뽀글이가 미울 리가. 걔도 지금은 우리팀인 걸.
정근우도 당분간, 올림픽이 끝날 때까지는 가석방. 격하게 응원해주마.
"스트라익은 칠 수 있는 공"이라고, 누가 말했더라?
성인 국대 첫 타석. 1점차로 지고 있는 무사 주자 2루에 대타로 들어온 김현수는
초구 스트라익 이후 두 번째 공까지 파울이 되자 눈에 띄게 쫄았다.
아 쟤가 긴장해서 ㄷㄷㄷ하고 있으면 저런 얼굴이 되는구나. ㅋㅋ
이대로 죽을 순 없다고, 머릿 속엔 그 생각밖에 안 남아서 필사적으로 커트해대는 현수가 어찌나 귀엽던지.
말도 안 되는 공, 못 볼래야 못 볼 수 없는 공들까지 죄다 쫓아가서 무작정 배트를 갖다대는 현수는
온몸으로 외치고 있었다.
"나 삼진 먹으면 안 된단 말이야!!!!!!!!!!!!!!!!!!!!!!!!!!!!!"
우리 국대, 국대들, 너무너무 잘한다.
진짜 너무너무 멋있다.
달의 팀. 첫 경기 짜릿하고 짜릿한 그들 '모두'의 승리
너무너무 축하합니다.
미치게 행복하고 계속 웃음이 나오는데
그래도 다시 교정지 앞으로 고고씽 ㅡ.ㅜ

박쥐